지난 주말은 날씨가 참 좋았는데요, 저는 종로에 나갔다가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종로 고궁 산책을 하고 왔습니다. 하늘도 맑고, 날도 선선한게 조용히 걷기 좋은 날이었는데요, 종로에는 고궁이 많아서 산책하기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서울에는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경희궁 등 다섯 궁궐과 왕실의 사당인 종묘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창덕궁과 종묘는 전세계가 주목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데요, 이런 고궁들은 조선 왕조의 정신과, 우리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가장 가깝고 친근한 문화유산인 것 같습니다. 각 궁궐마다 건축물의 모양이나, 배치가 다르고, 쓰임이 달랐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 선조들의 지혜와 삶이 녹아있기 때문에 비슷해보여도 모두 다 같은 궁이 아닌데요, 그중에서도 제가 지난 주말에 골랐던 곳은 바로 창경궁이었습니다. 오늘은 사색하며 걷기 좋은 창경궁의 정보를 알아보려고 합니다.
창경궁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경궁로 185 (우03072) 전화: 02)762-4868~9
창경궁은 경복궁, 창덕궁에 이어 세번째로 지어진 조선시대 궁궐입니다. 조선 왕조는 건국 초기부터 경복궁을 법궁으로, 창덕궁을 보조 궁궐로 사용하는 양궐 체제를 이어왔는데요, 역대 왕들이 경복궁보다는 창덕궁에서 생활하는 것을 더 좋아했으며, 왕실 가족이 늘어날 수록 창덕궁이 좁아지자, 성종이 왕실의 웃어른인 세조 비 정희왕후, 예종 비 안순왕후, 덕종 비 소혜왕후 등 세 분의 대비가 편히 지낼 수 있도록 창덕궁 옆에 마련한 궁궐이 바로 창덕궁이라고 합니다. 처음부터 왕이 정사를 보기 위한 목적이 아닌, 생활 공간의 목적으로 세웠고, 애초에 궁궐로 계획된 것이 아닌, 태종이 세종에게 왕위를 물려준 뒤 살았던 수강궁에 몇몇 전각을 보태 세운 궁궐이기 때문에 경복궁, 창덕궁과 비교하면 규모나 배치 등 다른 점이 많다고 합니다.
창경궁 연표
1418년 세종 즉위 후 태종이 살기 위해 수강궁을 창건한 이후, 성종 14년인 1483년 수강궁 터에 창경궁을 창건하게 되는데요, 이후 1592년 임진왜란으로 창경궁은 소실됩니다. 이후 1600, 1700년대 동안 중건, 소실 및 복구 작업등이 진행되었는데요, 이후 1800년대에 화재로 일부가 소실되고, 재건 및 수리가 진행됩니다. 이후 1909년 동,식물원 조성으로 궁궐이 훼손되고 1911년 창경원으로 격하되는 민족 수난기를 거치게 됩니다. 하지만 1983년 창경궁으로 다시 환원 후 복원 공사까지 진행되었는데요, 이런 우여곡절 끝에 현재는 너무나 아름다운 창경궁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창경궁 휴관일
창경궁은 매주 월요일이 휴관일입니다.
매주 월요일 휴관 - 창경궁, 창덕궁, 덕수궁, 경희궁, 운현궁 동일
매주 화요일 휴관 - 경복궁, 종묘
관람 시간
매표 및 입장 시간은 9:00 ~ 20:00 이고, 관람시간은 9:00 ~ 21:00 까지 입니다.
관람 요금
일반(만 25세~만 64세) 1,000원 / 단체(유료관람객 10인 이상) 800원 입니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은 문화가 있는 날로 무료입니다. 창경궁 소재지 종로구 주민이라면 50% 할인을 받을 수 있는데요, 주민등록증, 청소년증, 주민등록 등본 및 신분증 등 증빙 자료가 있어야 합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할인이나 무료 입장 방법이 있는데요, 한복을 입고 오시는 것도 무료 입장 방법 중 하나입니다. 어쩐지, 창경궁 곳곳에서 한복입은 사람들을 많이 목격했는데 그분들은 다 무료로 들어왔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창경궁 홈페이지에 가시면 한복 무료 입장이 가능한 한복의 범위가 나와있으니, 이용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비대면 입장 시스템
현재 비대면 입장 시스템을 운영중으로, 교통카드로 결제 입장이 가능합니다.
주말이라 저 처럼 산책하려고 창경궁에 방문한 사람들이 많았는데요, 입장권을 구매하는 줄도 제법 길었습니다. 날도 더운데 표를 사느라 줄을 서기 좀 싫었는데 때마침 저 내용을 발견해서 한번 시도해봤는데요, 확실히 교통카드 입장을 하면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지하철처럼 바로 카드 찍고 입장할 수 있기 때문에 편했습니다. 처음엔 카드를 반대로 꽂는 실수를 했지만, 옆에서 표를 확인해주시는 분이 카드 입장을 도와주셔서 수월하게 들어왔습니다.
2020년 12월 8일부터 별도 공지시까지 코로나 19 확산때문에 창경궁 해설이 중단된 상태인데요, 기존에는 최소 이틀 전에 전화로 예약을 하면, 약 1시간 정도의 해설을 들으며 궁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비록 지금은 해설을 듣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간단한 창경궁에 대한 소개와 지도가 있는 가이드북이 입장하자마자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가이드북을 참고하면서 둘러보시면 더욱 풍부한 관람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저도 입장하자마자 가이드북부터 챙겨들었는데요, 단순히 걷기만 하는 것 보다 훨씬 재밌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어색한 사람과 함께 걷게 되신다면 이런 가이드북을 이용해서 대화를 이어가보시는 것도 좋은데요, 고궁 관람시에는 가이드북을 이용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표를 내고 입장하면 정면, 오른쪽, 왼쪽으로 길이 총 세갈래가 있습니다. 저희는 입장해서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대온실이 있는 곳으로 쭈욱 걸어갔습니다. 적당한 바람과 햇볕을 맞으며 산책을 하는데, 나무도 많고 도심 속에서 산림욕을 하는 기분도 들고, 모처럼 여유를 느끼면서 느긋하게 걸을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대온실로 가는 길 쪽으로 길고양이가 많다는 얘기를 들었는데요, 정말 가는 길에 귀여운 고양이를 두마리나 만났습니다.
https://tv.kakao.com/channel/3788428/cliplink/419359276
고양이들을 보면서 열심히 걷다보니 어느새 대온실에 도착했습니다.
창경궁 대온실은 1909년 건축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온실입니다. 당시 새로운 건축 재료였던 철과 유리로 지은 대온실은 건축의 뼈대는 목재, 철재로, 외관은 온통 유리로 덮여있는데요, 고풍스럽고 한국적인 목조 전각뿐인 궁궐 안에서 매우 이색적이고 눈에 띄었습니다. 사실, 대온실은 일제강점기 일본의 불손한 의도 아래 훼손된 창경궁의 일면을 보여주는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일제는 1907년 순종이 창덕궁으로 옮겨온 것과 때를 맞춰 창경궁의 전각들을 헐어내고, 그 자리에 동물원과 식물원을 만들었으며, 순종을 위로한다는 명목으로 1909년 일반에 개방하였는데, 사실은 궁궐의 권위를 격하시키려는 목적이었다고 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대온실 실내 관람은 중단된 상태라서 아쉬웠는데요, 외관만으로도 충분히 멋졌습니다. 사실 처음 외관을 보고 멋지다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가이드북을 통해 대온실의 역사적 내용을 읽고는 마냥 감탄하기는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런 아픈 역사를 가진 건물이라도 이미 100여년이 지난 지금은 역사적 가치와 건축적 의미를 지닌 근대의 문화유산으로서 자리하고 있다고 하니, 지난 역사의 아픔은 잊지말되, 과거에만 집착하지 말고 현재의 의미와 가치 또한 중요하게 여겨야 되는 것 같습니다.
한참을 걷다가 벤치를 발견하고 잠시 앉아서 쉬었습니다. 우연히도 남산이 보이는 위치에서 쉬게 되었는데요, 창경궁에서부터 서울의 높은 건물들, 남산과 남산타워까지 한눈에 쫙 펼쳐지는 풍경이 아주 멋있었습니다.
바람도 시원하고, 하늘도 맑고 서울에서 이렇게 날씨가 맑은날 한번씩 걷는것도 바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마음에 여유를 주고 건강도 챙기고 참 좋은 것 같습니다. 특히나, 고층 건물만 있고 쌩쌩 달리는 차만 보이던 도시에서 이렇게 고궁 산책을 하며 여유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종로만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종로에서 가볼만한 고궁 창경궁의 산책 정보를 간단히 알아보았는데요, 지난 주말이 저에게는 너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도 종종 산책 코스를 알아보고, 한번씩 시간을 내서 걸어야겠습니다. 코로나로 답답한 요즘, 실내에서 보는 것도 지겹고, 그렇다고 멀리 시간을 내서 다녀오는 것도 부담스러우실 때, 이렇게 잠깐씩 시간을 내서 가볍게 걷다 오시는 것만으로도 답답함이 조금은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소소한 모든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이소 실로 코바늘 수세미뜨기 (0) | 2021.05.15 |
---|